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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어쩌구/글감 모음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

by annmunju 2023. 8. 27.

2023. 6. 30

 

나는 “그럴 것 같다”는 말을 꽤 자주 한다. 너를 이해하고 네가 하는 말을 곱씹고 그런 마음이 들 수도 있겠다 이해하는 태도를 보여주기 위한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너가 아니다. 그런 만큼 너의 내면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겠지.

사람은 입체적이다. 선인과 악인은 책이나 드라마에서만 나온다. 아니지 요즘은 책과 드라마에서도 모순적인 면모를 하나쯤은 갖춘 “사람”다운 주인공을 만들려고 한다. 그렇기에 내가 판단하는 단편적인 상대의 모습도 어쩌면 그와 반대되는 모습을 갖춘 사람일지 모른다.

너무 많은 것을 이해하려고 하지는 말자. 어차피 너는 내가 될 수 없고 나도 네가 될 수 없다. 우리는 타인이기 때문에 어차피 다 이해할 수는 없다.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과 끝날 때의 마음가짐, 어제의 마음가짐과 오늘의 마음가짐 모두 다르다. 속속들이 이해하는 것 보다는 약간은 거리를 두고, 너는 그럴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해볼 수 있겠구나 큰 틀에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과거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 만고불변하는 진리에서 나는 가끔 이불을 차곤 한다. 과거의 불변함 때문인지, 누군가에 대한 인식도 잘 변하지 않는다. 상대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도 어쩌면 과거의 경험들의 산물이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성선설과 성악설을 두고 논쟁을 벌인다. 성선설을 믿게되는 과정은 그 사람 개인의 과거에 있고, 성악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쓰는 나 스스로 조차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 어쩔 때는 정상을 곧 도달할 것 같은 사람처럼 보이다가도, 가끔은 반대로 순식간에 무너질 것 같은 사람으로 보인다. 그런 시기가 있는 것 같다. 모든 템포가 원하는 대로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시간은 흐르기에, 다시 상승 곡선이 되는 날이 올 것이다. 그 날을 위해서 나는 준비하고 또 준비해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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