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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어쩌구/글감 모음

일에 대한 조언을 구해보았다.

by annmunju 2023. 8. 27.

2023. 6. 28

 

가끔은 다른 사람이 하는 조언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의 수단으로 로고스, 에토스, 파토스를 제시했다. 로고스는 얼마나 논리적인지, 에토스는 연사의 인격, 파토스는 청중의 감정이나 정서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과한 업무량과 그에 대한 보상이 부족해 번아웃이 왔었다. 내가 섣부르게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을 때, 여러 사람에게 조언을 구했다. 대개 나의 근무 기간을 듣고는 고작 1년밖에 안해보고 결정하기에는 섣부르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조언은 나를 설득하기 힘들었다. “고작 1년이라고? 이런 상황을 몇년이고 더 버텨야 하는걸까?” 오히려 반대로 빠르게 나의 길을 찾아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득의 3요소에서 모두 빈약했던 것 같다.

“아직 1년밖에 안해봤잖아” 라는 말 자체가 로고스 부족이고, 에토스를 차치하고도 어쩌면 파토스가 크게 작용한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고, 가끔은 내가 하는 일을 무시했고 정작 내 속마음을 잘 알고 해주는 말이 아닌 것 같이 느껴졌다.

얼마전 어느정도 마음을 먹고, 회사에서 우리 팀을 맡고있는 보스에게 상담을 했다. 결과적으로 더 열심히 해보고자 하는 동기부여를 주셨다. 파토스를 크게 자극했다. 우선 내가 여태껏 노력해온 것을 알아주고 그런 마음이 드는 것도 이해해주셨다. 여태껏 해온것이 많다고. 과도하다고 느낀 업무량도 줄여주셨다. 실질적인 해결과 동시에 본인의 경험담도 이야기해주시면서, 업무를 다양하게 주셨던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셨다.

처음에는 다양한 업무를 맡는것이 이도저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오히려 보스는 다양한 분야를 잘하는 모든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업무를 주신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그 말씀도 맞는 것 같다. 한가지 분야에 뛰어난 인력보다 경험이 다양하고 깊이 있는 사람이 더 유능한 인력일 것이다.

욕심많고 말 많은 나에게 참 좋은 회사다. 다만 그 능력을 인정받고 싶고 빨리 서비스에 적용하고 싶은데 아직 시기가 아닌 것이다. 우리는 열심히 달리고 있고 분명 그 때를 알아줄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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