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을 어렵게 하는 것은 미련이요 두려움이다. 매일이 어찌 보면 새롭게 시작하는 것들이다. 나는 어제 별 일 없듯새 아침이 오기 전에 잠이 들었다. 매일이 같은 날이지만 오늘같은 날은 핑계를 하나 덧댈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새해가 밝았고, 오랫동안 연락 못한 친구들에게 그 핑계로 연락을 하고 당신은 어떻게 지내는지 안부를 물어볼 수 있는 날. 두려움이 앞서 답이 오지 않을까 보내지 못한 편지들이 많다. 내가 각별하게 생각하는 그들은 나를 어떻게 기억할 지 두려웠다.
생각해보면 좋지 않았던 사람이 없었다. 스쳐 지나간 인연이라도 나와 말을 섞었던 모든 사람들이 꽤 괜찮은 사람들이었다. 나도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서 조심히 대했을 때는 멀어졌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가까워지기 어렵고 반면에 가까워지기 쉬운 것 같다. 마음 먹기 달렸다. 내가 먼저 손을 뻗었을 때 그것을 불편해하고 도망가는 이 없었으니 나는 꽤 괜찮은 인상이었나보다.
작년 말에 매일 같이 했던 말이 올해는 필히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글을 오래오래 쓰고 그 글을 묶어 하나의 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지만 적어도 나의 사람들은 나를 궁금해 할 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복잡하고 소심하고 두려움 가득찬 머리 속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보다 당신들을 많이 사랑한다는 것을 온 마음으로 설명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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