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록 어쩌구/글감 모음

집무실에서

by annmunju 2023. 10. 9.

2023. 10. 09

 

처음으로 집무실을 방문했다. 재밌는 건 여기는 위스키를 비치해놓고 마실 수 있게 되어있다. 지금은 <데이터 과학자의 사고법>을 읽으면서 잠깐 숨 돌리고 있는 참이었다.

이 책에서는 표준편차를 설명하면서 데이터 분석은 변동의 원인을 찾기 위해 필요하며 변동을 줄이는 방법론을 연구하는 이론이라고 설명한다. 내가 처음 데이터 과학에 관심이 생겼을 때가 생각이 났다.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휴학을 하고 반수를 다짐했었다. 주어진 책임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도망가려고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는 집에서 별 것을 다 했다. 생활 패턴은 무너지고 갑자기 백수의 브이로그 그런걸 찍어보기도 하고 영상 편집도 해봤다. 그러면서 느꼈다. 삶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정성은 무서운 것이라고.

무서운 일을 피하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로 짧은 회사 생활을 해보았다. 막상 해보니 별 일 아니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일을 해보려고 했다. 운 좋게 학교에서는 SQL, R 등 통계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을 부전공으로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인생에서도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는 것 처럼, 비즈니스에서도 불확실성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은 늘 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분석가라는 직업이 화두에 올랐던 것 같다. 처음에는 내 인생에서 불안했던 취업이라는 문을 없애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지만 정답이 없는 일에 정답을 찾아나간다는 이 직업이 참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나는 확실한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세상에는 확실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얼마 전에 친한 회사 동료가 이야기 했었다. 자신은 답이 있는 수학을 좋아한다고. 나도 그랬던 것 같다. 불확실성의 요소들을 결정하기 편하게 데이터로 보여주는 일. 그것이 내가 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일이라고 오늘 또 깊게 새겼다.

728x90

'기록 어쩌구 > 글감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와 아래  (0) 2023.12.15
잘 알지 못하는 일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자.  (0) 2023.11.08
감사한 하루  (0) 2023.10.03
너무 졸려  (0) 2023.09.26
기획을 발표한 날  (0) 2023.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