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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어쩌구/글감 모음

겉과 속이 같은 사람

by annmunju 2023. 8. 27.

2023. 7. 25

 

살아가면서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번지르르 하지만 속알맹이 없는 사람들을 보면서 들었던 마음이다. 겉으로 좋았던 사람의 속을 마주했을 때의 실망감이 나를 학습시켰다. 실망한다는 건 어느정도 기대했다는 방증이다. 누군가를 미워하려면 그 사람에 대해 기대해야 미워할수도 있는 것이다. 내 약점은 사람을 너무 잘 믿는다는 점이다.

가치관은 모든 경험의 학습에서 기인한다. 믿고 실망하는 경험의 반복이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는 겉으로 보여지는게 중요치 않다고 겉을 가꾸는데 소홀해졌다.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 되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좋아진 점도 있다. 나라는 사람을 솔직하게 드러낼수록 다른 사람들도 더 솔직하게 나를 대해줬다. 그래서 그 사람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다 똑같은 사람이구나 인간미를 느낄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며진 나를 드러내는 것도 필요하다. 근래에 나는 일이 좀 힘들다. 더위를 먹은건지 아님 진짜 한계인건지 모르겠다. 그래서 힘든 티를 냈다. 이렇게 힘든 티를 내는 모습에 다른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봤을까 생각해봤다. 응원하고 싶을 수도 있지만, 그거 하나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

무기력증을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는 무엇이든 열심히 해보는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다. 요즘 열심히 하는 게 없었다. 어떤 동기에서든 열심히 하는 내 모습이 좋았었는데 지금의 나를 보면 그러지 못하고 있다.

근래에는 조금이라도 지적을 받거나 애인에게 섭섭한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매우 안좋아진다. 그게 잘 극복이 안된다. 별거 아닌 말에도 쉽게 상처받는다.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다. 매일 루틴을 정하고 열심히 살아보려는 흔적이 무색하게 노력하지 않는 내 모습이 너무 실망스럽다.

그래서 우선은 겉으로 보이기에도 그럴듯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서 노력해보려고 한다. 운동을 끊었고, 배우고 싶었던 노래도 배울 것이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살도 빼고 피부과도 다닐 것이다. 겉이 멋진 나를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니까. 그것을 통해서 속알맹이도 더 멋지고 건강한 사람이 될 것이다. 오늘도 매일 하던 다짐을 다시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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