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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어쩌구/글감 모음

비가 오는 날은 몸도 마음도 무거워진다.

by annmunju 2023. 9. 13.

2023. 09. 13

아침부터 배탈이 나서 몇 번 화장실을 다녀오니, 기분이 좋지 않다. 어제 먹었던 맛도 없는 마라 떡볶이를 미련하게 뱃속에 집어 넣느라고 몸도 묵직하고 배도 묵직하다. 출근을 하는 길에 머리에 빗방울이 떨어졌다. 비를 맞았다.

일 말고는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누군가와 이야기 하기도 귀찮아졌다. 일에 대한 생각은 많은데 하기가 싫다. 비가 와서 무거워서 그런건지 진짜 업무에 지쳐버린건지 모르겠다. 분명 재밌겠다고 시작한 일이 하나 둘 씩 다 마음에 안든다. 뭐가 마음에 안드는지 분명하지도 않으면서.

일이라는 것은 그냥 하는거란다. 업무의 범위도 정해진게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나의 범위를 잘 잡아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근데 다 하기 싫을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그냥 시키는 일을 묵묵히 하면 되는걸까? 시키는일을 시끄럽게 해서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와중에 배가 꾸룩거린다. 어제 생각없이 그런걸 먹은 나에게도 화가나고 힘든 일을 티 못내서 안달난 나한테도 화가난다. 다 하기 싫고 미워진다. 지난주도 그래서 나를 반성한다고 했으면서도 극복하지 못한 것이 제일 화난다. 어른이 되면 삶이 단순해진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복잡하다. 욕심도 말도 탈도 많다.

무슨일이든 확실한 건 없는 것 같다. 오늘 아침에 강의를 들으며 출근했는데, 듣다보니 결론은 자기 자랑이고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어영부영 돈벌이에는 성공한 부지런한 사람이 자신이 했던 얘기를 반복하는 내용이었다. 지난주 주말에 애인은 내가 그런걸 본다는 것을 한심하다는듯 이야기 했다. 나는 그런 성공이야기를 보면서 나도 그렇게 되고 싶었고, 눈감고 귀막은 애인이 더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오늘 강의를 들어보니 어느정도 애인의 말도 맞는 것 같았다.

그렇게 많이 배우지 않고 성공할수도 있다. 다만 그 강의가 모두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겠다. 자기 자랑이 주를 이루는 강의는 나한테 독이 될수도 있다. 내 마음이 더 불안하고 억울해 지는 것이, 이 강의를 보면 디지털 마케팅이 시작하는 때에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게 되는 것 같다. 지금은 적용하기 힘든 강의 내용도 있는데, 잘 걸러 듣지 못한 것 같다. 모든 다 맹신하지는 말자.

강의를 들으면서 기분이 더 안좋아진 것 같다. 누군가는 저렇게 돈을 벌고 살아가는데 나는 왜 하고싶지 않은 일을 하며 억울하게 시간 보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매번 업다운이 반복되지만 유난히 깊이 내려와 있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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