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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어쩌구/글감 모음

기획을 발표한 날

by annmunju 2023. 9. 22.

2023. 09. 22

 

역경도 있고 고난도 있기 때문에 인생이 재미있는 것 같다. 어제는 한껏 들뜬 하루였다. 대표님께 기획 내용을 발표하러 갔다. 당연히 긴장되고 어색했지만, 열심히 준비했고 하고 싶은 말도 많아서 오히려 그 긴장이 필요했다. 너무 앞서 나간 불필요한 말을 하는 것도 낭비였고 그렇다고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내용을 하나라도 놓친다면 그것 또한 너무 아쉽게 될 것 같았다.

일면 어떻게 전개 될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최선을 다해 준비했으니 분명 좋은 평가를 들을 거란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발표도 자연스럽게 진행했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잘 말했던 적이 없던 것만 같았다.

엊그제 친구에게 초등학생들은 도대체 뭘 그리는 걸 좋아할까 던진 질문에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우선 가장 고마웠다. 근원적인 고민 속에 꽉 막힌 수문을 뚫는 그런 시원함이었다. 물론 고민을 계속 하게 만든 동료, 솔직한 답을 준 동료, 세심하게 고민해준 동료, 자료를 만들 때 어려웠던 부분을 도와준 동료도 너무 고맙다. 누구보다 이런 기회를 나한테 준 (처음에는 원망만 했던) 상사에게 정말 감사함을 느꼈다.

여기서 내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자만일 것 같다. 솔직하게 아직 시작도 안한 컨셉만 가진 기획서를 좋게 평가해주셨다는 것 말고는 변한게 없다. 좋은 평을 받았으니 물론 기분은 좋고 내가 잘한 것도 있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빠져서 나를 좌지우지 하면 안될 것이다. 막말로 혼자 힘으로만 하려고 했다면 쓰레기 기획이었을지 모른다.

항상 겸손하자. 진짜 멋진 사람은 자신이 부족함을 알고 늘 배우려는 태도로 사는 사람이다. 어떤 점이든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다. 그걸 알고 받아들이는 수용성이야 말로 삶을 대하는 가장 멋진 태도이다. 종국에는 그런 사람들이 살아남고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살아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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